동그라미와 중심의 원리
미술치료 기법 중 동그라미 중심 가족화는 번스에 의해 개발된 투사적 그림입니다. 원이 중심에 그려지고 각 인물상 주위에 그 인물에게 떠오르는 상징을 표현하게 함으로써 상징에서 연상되는 상징 중심 탐색이 가능합니다. 이 상징은 시각적인 자유연상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추상화된 사고와 정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징 중심 탐색은 무의식을 자극하고 긍정적 에너지 또는 부정적 에너지를 노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동그라미 중심 가족화는 내재한 부모와 자신과의 관계를 보고, 그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을 바라보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부모와 자기 자신의 주위에 그려진 상징 안에서 몇 개의 상징을 뽑아서 그것에서 연상된 상징 중심 탐색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본인 스스로가 창조하는 것이므로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를 깊이 탐구할 수 있습니다. 동그라미 중심 가족화는 원의 중심에 엄마, 아빠, 자신을 각각 따로 그리고 원 테두리 주변에 상징물을 그리는 방법과 부모상과 자기 상을 한꺼번에 하나의 원 안에 그려 분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개인의 문제는 많은 경우 인간관계의 문제이므로 부모와 자신을 하나의 원안에 그리는 것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더 명확히 진단할 수 있고 진단의 시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동그라미 중심 가족화의 장점
동그라미 중심 가족화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운데에 원이 있으므로 비어있는 공간일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그림을 시작할 수 있고, 원은 균형이 잡혀 있으므로 통일과 균형감, 원만함을 줍니다. 방법이 간접적이므로 검사를 받는다는 부담감이 줄어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현실의 부모가 아니라 심리적 부모상과 심리적 자아상을 보게 합니다. 또 인물상 주위의 상징을 통해 이 연상을 기본으로 추상화된 사고와 감정의 탐색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성의 검열을 덜 받기 때문에 반응이 자유롭고, 부모와 자녀 관계의 여러 측면을 동시에 알 수 있어 특정 개인의 전체이면서도 하나인 부모와 자녀 관계의 역동이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 유형의 자료가 남기 때문에 자신의 그림을 객관화시켜 볼 수 있고,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표현을 인식함으로써 자신의 본질을 돌아볼 기회가 되므로 자기 작품을 보면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부모에 대한 분노, 적대감 등을 정신적 손상 없이 해소할 수 있는 정화의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작품을 통해 부모와 자녀 관계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제공되며, 보관이 가능하므로 필요한 시기에 작품을 재검토하여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어 새로운 통찰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실시하는 방법
종이와 연필, 지우개, 평평한 책상과 의자 등을 준비합니다. 그림을 그릴 준비가 되었으면 지시사항에 따라 그림을 그리도록 합니다. 지시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의 중심에 부모와 자신을 그리십시오. 인물상은 막대기 모양이나 만화 같은 그림이 아닌 전신상을 그려 주십시오. 그다음 부모나 자신에 대해 연상되는 상징을 원의 주위나 인물상의 주위에 그려 주십시오.
유아나 아동의 경우는 쉬운 말로 지시를 바꾸어서 말합니다. 그림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때는 완전히 자유롭게 그리면 된다고 대답하고 어떠한 단서도 주지 않도록 합니다. 그리고 시간적 제한이 없음을 알려 줍니다. 그림을 완성한 후 그림 속에서 인물상이 누구인지, 연령,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상징들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용지 여백에 써넣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동그라미 중심 가족화의 해석 기준
동그라미 중심 가족화 그림의 해석에 있어 엄마, 아빠, 자기의 인물 크기를 비교하고, 신체의 부분이 생략되거나 과장된 경우, 인물상의 바로 위에 그려진 상징, 인물상과의 상징과의 거리, 위치 등의 해석이 정보를 얻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일반적 기준으로 인물상의 상대적 크기는 각각의 심리적 크기나 그 인물의 내부에 포함된 힘의 양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신체 각 부분의 생략과 강조를 통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는데, 눈과 눈동자의 생략은 상대방이 보고 싶지 않음을 나타내며, 눈의 과장은 과도한 경계를 의미합니다. 또 코의 생략은 분노를 나타내지 않으려는 것을 나타내고, 대개 분노가 수용되지 않은 가정에서 양육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며 반대로 코의 과장은 외부로 향한 분노입니다. 입의 생략은 의존성과 약함을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나타내고, 입의 과장은 의존성으로 해석됩니다. 목을 생략하는 경우는 강한 의지의 사람들에게서 보이며 긴 목은 의존성을 나타냅니다. 팔의 생략은 힘에 대한 불안을 의미하며, 길게 늘어진 팔은 힘과 조정에 대한 욕구를 나타냅니다. 허리 밑 부분의 생략은 성에 관한 부정을 의미하고, 발의 생략은 불안정과 집시 같은 성격을 나타내지만, 길게 늘어진 발은 안전성 및 안정성에 대한 욕구의 표현입니다. 표정에서 누가 웃고, 울고 있는가, 행복한가, 불행한가, 인물상은 눈을 가지고 있는가, 그들은 보는 것이 가능한가 등을 살펴봅니다.
인물상 바로 위의 상징은 종종 그 인물과 관련 있는 감정들입니다. 상징의 많음은 관심을 의미하며, 적음은 상호작용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인물상의 상징이 긍정적인 상징인지, 부정적인 상징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인물상 바로 위의 하트는 사랑을 의미하며, 인물상 위의 칼 같은 무기는 분노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인물상 간의 거리는 심리적 거리를 의미합니다. 인물상의 위치를 볼 때 지면의 중심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파악합니다.
건강하게 내재화된 부모상과 자기상을 표현한 그림의 특징은 전체의 인물상이 생략되거나 왜곡되어 있지 않고, 신체 각 부위가 적당한 크기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 인물상의 눈, 코, 입이 그려져 있고, 화목한 표정을 보입니다. 자신의 상이 중심에 있고, 통제되고 있으며, 인물상의 상호 간에 지나치게 접촉되어 있지 않고 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인물상에는 신체 왜곡이 없으며 부모상은 자신의 상을 바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위의 상징이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표현이 많고, 살고 싶은 세계가 그려져 있습니다.
반면 불건강하게 내재화된 부모상과 자기상의 그림 특징은 인물상의 신체 각 부위가 생략되거나 인물상이 지나치게 크거나 왜곡되어 있습니다. 표정이 화목하지 않거나 생략되어 있고, 부친상과 모친상이 중심부에 있거나 중심부가 비어 있습니다. 또 인물상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특히 부모가 자신을 보지 않고, 눈이 없거나 앞만 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위의 상징들 또한 부정적이며, 살고 싶지 않은 듯한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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