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의 성공 여부는 많은 부분 치료사의 능력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치료사는 능력과 자질을 향상하고, 성숙과 자기 계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여야 합니다. 치료사는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리한 치료를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치료과정에서 자기 능력으로 치료대상자를 도울 수 있는지 스스로 자기진단을 평가해서 치료를 진행해야 합니다. 내담자에게 치료사와의 만남은 다른 어떠한 치료 도구나 기법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정신적 · 심리적 상처와 고통을 겪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치료사에게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다시 말해서 이들에게는 관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치료의 중심적 과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치료사는 치료대상자를 도와주기 위한 입장이라는 관점에서 그들의 입장에 서기보다는 그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치료의 결과와 성과를 향해서 가는 지도자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동반자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는 치료사 자신의 억제된 감정, 불안, 분노, 수치심 등의 자기 표출과 자기 경험, 자기 이해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러한 것은 바로 '자기 인식'의 과정입니다. 자기 인식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진행되는 것이며, 평생 민감성을 가지고 채워가는 것입니다.
미술치료사의 인성적 자질
공감은 치료대상자가 경험한 정서를 치료사가 같이 경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치료대상자의 감정을 그의 입장에서 느끼고 이해하며 그의 마음 깊이 들어가려고 시도해야 합니다. 공감 능력은 관찰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감정, 분노, 무력감, 두려움 등을 경험하고 작업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므로, 치료사는 치료대상자의 감정, 행동, 사고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평가, 판단, 비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수용은 치료대상자에게 성장과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며,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 줍니다.
또한 미술치료사는 겸손함, 고요함, 인내심, 온화함, 성실성, 안정감, 진실성과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성품은 환자가 자신을 열 수 있는 신뢰성의 바탕이 됩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치료사의 자기수용과 자기 존중은 바로 타인을 존중하고 올바르게 바라보며 받아들일 수 있는 치료의 기초가 됩니다.
치료대상자가 자신의 모든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치료사가 치료대상자를 격려할 때 치료대상자는 수치심, 두려움, 증오, 적의, 원한, 후회, 번민, 죄책감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금지된 충동과 감정, 태도까지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 치료받으러 오는 데 대한 혐오감, 치료사에 대한 적의까지도 허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능력은 치료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진정한 자율성은 주도적이지 않으면서도 위기의 상황에 흔들림이 없는 능력입니다.
치료에 있어서 선입견과 편견은 치료의 전개와 결과를 모호하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걸림돌입니다.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해 개방적이고, 자신의 가치관을 초월하여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치료사의 유머 감각은 치료과정에서 치료대상자에게 올 수 있는 경직된 상태를 이완하거나 실수로 인한 문제점들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하며, 직선적이고 단일적 문제 해결이 아니라 우회적이고 다양한 문제 해결 방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민감성, 직관력 및 통찰력은 치료대상자의 생각과 감정을 예민하게 느끼고 그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치료사의 민감성은 치료대상자와 깊은 정서 관계를 수립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치료사의 정서적 관여는 엄격하게 치료대상자의 치료를 위해서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즉, 한계를 가진 관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치료사가 치료대상자와 정서적으로 분리되어 있을 때 치료사는 치료대상자에게 공감하면서도 치료대상자가 보지 못하는 점, 지각하지 못하는 면을 지각하고 비추어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직관력은 치료사가 치료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즉흥적으로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게 합니다.
창의성은 유연성과 탄력성을 동반하기 때문에 치료사는 자신의 창의성을 계속해서 개발하기 위해서 자신 스스로 지속적인 미술작업을 해야 하며, 다른 예술적 작업에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치료사의 창의성은 미술치료의 기본적인 과제인 환자의 잠재된 창의성을 끌어내거나 영감을 줄 수 있는 원천이 됩니다.
치료사의 중요한 태도로서 치료대상자의 양면 감정에 응하는 자세와 기술이 필요합니다. 복잡한 여러 감정 중에서 한 감정만을 치료사가 인지하면 치료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족에 대해서 긍정적인 감정도 가지고 있는데 좋지 않은 감정만 인지되는 경우에는 나중에 치료대상자가 좋은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면 감정이 나타날 때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 모두 인지되어야 합니다. 서로 모순되는 여러 감정이 모두 표현될 수 있다면 이런 감정들을 정리할 기회를 갖게 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게 됩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질문과 개입 및 해석하지 않도록 합니다. 또한 특정 환자에게 반감이나 너무 큰 동정심을 보이는 것은 주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치료대상자의 비밀을 보장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치료대상자는 치료사가 자신의 비밀을 완전히 보장해 주리라 믿고 치료에 임합니다. 그러므로 치료사는 직업상의 이유로 따라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치료대상자의 비밀을 보장해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미술치료사의 전문적 자질
정신의학에 관한 지식, 인간의 이해를 위한 인간학, 철학, 심리학, 교육학과 사회학의 지식이 필수적이며, 장애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특수교육의 기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미술치료의 다양한 이론적 관점, 진단 및 평가에 대한 안목이 필요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술치료를 위한 실습으로 자기 경험과 실습에 대한 슈퍼비전을 받아야 하고, 미술에 대한 지식과 미술 실기의 기초적 훈련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치료적 의미에서의 매체의 사용법, 기법, 적용 목적 등을 알아야 하며, 치료적 미술작업을 여러 분야에서 연습하여 자기 기법과 구상을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술 치료적 분야로는 소묘, 그림, 점토 작업, 목재 작업, 조각, 탈 만들기, 판화, 만들기 작업 등이 있습니다.
미술치료사는 치료대상자의 욕구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하므로 상호관계의 훈련과 대화에 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또 미술치료에 대한 계획과 평가에 대한 작업을 문서로 기록할 수 있어야 하며, 치료에 대한 윤리적 · 법적 책임을 알고 지켜야 합니다. 미술치료사 자신도 개인치료와 집단치료를 지속해서 받아야 하며 치료대상자에게 효율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 적절한 전문가와 협조하여야 합니다.
미술치료사의 윤리적 문제
개인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미술치료사들은 전문적 활동을 수행하는 동안 여러 문제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미술치료를 통해 알아낸 개인의 사적인 세계에 대한 비밀은 어느 정도까지 보장해야 하는지, 내담자가 법적인 문제에 개입되어 있음을 알았을 때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내담자와의 개인적인 친분은 어느 정도로 유지할 것인지 등의 문제입니다.
이때 치료사가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따라 도움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으며, 자칫하면 전문가로서의 활동에도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술치료사는 개인을 돕기 전에 자신의 가치관을 확고히 정립하고 행동의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여 그에 따라 판단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미술치료의 상황은 도움을 주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 사이의 사적이고 비밀스러우며 심층적인 1대 1의 관계입니다. 따라서 둘 사이에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이며 준법적인 차원에서 객관적이고 정당함과 신뢰에 바탕을 둔 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되어야 합니다. 치료사는 자신이 습득한 전문적 지식과 능력 그리고 도덕적 · 윤리적 · 법적 기준 및 가치관에 따라 올바른 판단을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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