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슈탈트 미술치료

게슈탈트의 인간관

게슈탈트 치료는 정신분석을 포함한 요소주의 심리학에 반대하여 게슈탈트 심리학의 영향 아래 과정적이고 종합적인 심리학 운동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개체를 여러 개의 심리적인 요소로 나누어 분석하는 대신 전체 장(field)의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하려고 시도했습니다. 한편 게슈탈트 심리학이 지각연구에만 국한한 데에 반해 게슈탈트 치료는 그 적용 범위를 감정, 사고, 욕구, 신체감각, 행동 등 모든 유기체 영역으로 확장했습니다. 게슈탈트 치료에서 요구하는 인간상은 감정적 인간입니다. 감정적 인간이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다르게 표현하면 자신의 감정에 대해 열려 있는 자유인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개개인이 책임을 질 수 있고 총체적인 인간으로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게슈탈트 치료의 인간 본성에 관한 점은 실존철학과 현상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즉, 개인은 인생에서 자기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 개인적인 책임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슈탈트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개인의 경험이 의미 있는 전체를 형성할 때와 전경에서 주목받는 경험과 배경에 있는 경험 간에 원만한 이행이 이루어질 때 성격이 형성된다고 믿습니다.

주요 개념과 치료자의 역할

게슈탈트는 삶을 통한 자아의 통합을 이루는 데 목적을 두고 '지금, 여기 (here and now)' 를 강조하여 현재 상황을 경험하고 인식하는 작업입니다. 즉 현재 개인이 사물이나 형상을 지각할 때 떠오르는 어떤 모양(형태)에 치료의 초점을 맞춥니다. 예를 들면, 치료자가 내담자 개인의 생활 과정에 대한 여러 가지를 연습시켜 자연스럽게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방법으로 주로 워크숍 형태의 치료법을 사용하고, 치료자는 여기에서 연출자 역할을 담당합니다.

게슈탈트 기법 중 꿈 작업 기법은 미술 매체를 이용해 꿈의 형태를 현실화시킵니다. 미술로 재연한 시각적 심상은 자유롭고 자발적인 표현으로 내담자의 의식을 인식합니다. 다시 말해 꿈은 내담자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그 꿈을 재연시켜서 생생하게 끌어낼 수 있습니다.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무용, 동작, 연극, 조형, 그림 등 예술적 수단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형태 작업을 주로 합니다.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이용한 인간은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통해 자유로운 언어 표현을 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자신의 생활 세계를 분석하여 편안함과 안정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자아의 힘을 길러 주어 자아정체성을 키워 줍니다. 

미술치료사는 모든 내담자가 자기 자신의 시각적 메시지로 욕구와 감정을 인지시키기 위해 최대한 잠재력을 이끌어 주고 활성화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출시킬 수 있게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예술적 매체를 활용하여 진행합니다. 내담자가 느끼는 정서적 불안과 괴로운 감정(분노, 공포, 슬픔, 놀람 등)을 자유롭게 그리게 하고, 그린 그림을 동시에 볼 수 있게 정리하여 실제 생활에서 현재 느끼는 관심과 어떤 관련이 있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내담자에게 질문하여 파악합니다. 점토 작업을 이용한 게임, 느낌에 대한 그림 그리기 기법, 선 게임 등을 역할 놀이나 명상, 연주, 시, 음악 등과 같은 매체와 함께 사용합니다. 그림은 우리 내면세계를 표현하기 때문에 그림을 통하여 개인의 억압된 욕구나 감정, 중요한 행동 동기 혹은 반복되는 행동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게슈탈트 미술치료의 목적은 내담자와 치료자 사이의 의사소통을 책임감 있고, 정직하며 직접적인 것이 되도록 격려하는 데 있습니다. 시각적인 메시지와 목소리 톤, 신체적 표현, 말의 내용 등에 나타난 개인적 표현을 전체적으로 다루며, 그려진 것을 서로 탐색할 때 내담자와 치료자 사이에 일어나는 접촉은 운동이나 언어 혹은 시공간 내에서 사람이나 사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장됩니다. 내담자가 창작활동을 하는 것은 하나의 미술 드라마라 할 수 있는데, 치료자는 이 드라마를 관찰할 수도 있고 때로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감각을 통해 인식하게 되고 행동을 지각하며 세상에 대한 통찰을 얻고, 타고난 기본적인 지각체계를 통해 직접적으로 외부에 있는 것과 접촉함으로써 통찰을 얻습니다. 따라서 게슈탈트 치료자들은 감각 운동 활성화를 통해 실험과 탐색을 격려하는 것이 문제를 명료화하고 인식하도록 해 준다고 믿습니다.

치료 회기에서 치료자는 전체 중 일부입니다. 치료자는 자연스럽게 지각하고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또 다른 유기체입니다. 게슈탈트 미술치료자는 내담자가 만든 그림 속에서 능동적인 움직임에 초점을 둡니다.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자신이 만든 시각 메시지의 형태와 패턴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내담자가 선과 형태 재질, 색깔, 운동 등에 드러난 것을 능동적으로 지각하도록 격려합니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기 작품 형태를 경험하고 그 경험을 유기체적 깨달음의 일부로 만들기를 원하므로 내담자가 자신이 만든 형태가 어떻게 개인적인 의미를 표현하는지 깨닫도록 합니다. 게슈탈트 미술치료는 내담자에게 그림을 만들 뿐 아니라 자신이 만든 표현을 인식할 것을 요구하며, 자신이 만든 시각 메시지 속에서 욕구와 자원을 지각하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요구합니다. 다른 게슈탈트 치료자들처럼 미술치료자도 내담자가 진정한 통찰을 얻을 때 내담자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통찰은 내담자가 자신의 고유한 인간성 속에서 흥분과 성장을 도모하는 데 자신의 자원을 첨가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치료 목표

게슈탈트 치료의 목표는 외부로 투사되거나 자신의 내부에서 격리되어 자신의 것으로 자각되고 통합되지 못한 에너지 혹은 감정들을 자각, 의식하고 나아가 이들을 통합하는 데 있습니다. 최종 목표는 개체가 실존적인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체험확장, 통합, 자립, 책임 자각, 성장, 실존적 삶의 추구가 중요합니다.

우리의 유기체적인 삶은 게슈탈트의 형성과 해소의 끊임없는 반복 순환과정으로 전경과 배경의 교체에서 알아차림과 접촉이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개체는 알아차림과 접촉을 통해 전경과 배경을 교체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알아차림은 게슈탈트 형성에 관계하며 접촉은 게슈탈트 해소에 관계합니다. 게슈탈트가 형성되어 전경으로 떠올라도 이를 환경과의 접촉을 통하여 완결 짓지 못하면 배경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알아차림과 접촉은 함께 서로 보완적으로 작용하여 '게슈탈트 형성과 해소'의 순환과정을 도와주어 유기체 성장에 이바지합니다.